갑인(甲寅)은 천간 갑목과 지지 인목이 만난 일주예요. 둘 다 양(陽)의 나무라, 간지가 같은 기운으로 겹쳐 있어유.
12운성으로는 건록이에유
갑목이 인목에 앉으면 임관(건록)이 돼요. 12운성에서 제왕 바로 앞자리고,자기 힘으로 서는 구간이에유. 남의 도움으로 올라간 자리가 아니라 제 뿌리로 버티는 자리라, 갑인일주의 성격도 여기서 나와요.
나무가 봄(인월)에 선 그림이라고 보면 쉬워유. 계절이 제 편이고, 땅에 뿌리도 박혀 있어요. 그래서 기대지 않고 혼자 해내는 결이 강해유. 뒤집어 말하면 남의 말을 잘 안 듣는 쪽이기도 하구유.
속에 든 기운 — 지장간 갑·병·무
인목 안에는 갑목·병화·무토가 들어 있어요. 이게 갑인일주의 진짜 재미난 부분이에유.
- 갑(목) — 나무 그 자체. 뿌리가 겹쳐 힘이 단단해요.
- 병(화) — 나무가 뿜어내는 불. 목생화라 표현력·추진력이 같이 들어 있어유.
- 무(토) — 불이 만든 흙. 화생토로 이어져 결과물까지 연결돼요.
목 → 화 → 토로 흐름이 안에서 완성돼유. 생각한 걸 드러내고 결과까지 밀고 가는 구조라, 일을 벌이면 끝을 보는 편이에요.
조심할 자리
뿌리가 세다는 건 꺾이기 어렵다는 뜻이기도 해유. 방향이 맞을 땐 크게 가는데, 아닐 때도 밀고 가서 손해를 봐요. 갑목은 휘는 나무가 아니라 곧은 나무거든유.
그래서 갑인일주는 금(金) 기운이 어떻게 들어와 있는지가 중요해유. 금이 나무를 다듬어주면 쓸모 있는 재목이 되는데, 금이 아예 없으면 자란 대로 뻗기만 해요. 반대로 금이 너무 세면 눌려서 힘을 못 쓰구유.
그런데 갑인일주가 특별한 건 아니에유
사주봐유가 지금까지 푼 76만 9천 명을 세어보니, 갑인일주는 13,412명(1.74%)으로 60갑자 중 가장 흔한 일주였어유.
재밌는 건 60갑자 전체가 거의 고르다는 거예요. 제일 많은 게 1.74%, 제일 적은 게 1.54%라 차이가 1.13배밖에 안 나유. 희귀한 일주 같은 건 사실상 없어요.일주로 사람을 가르는 이야기가 많지만, 숫자로 보면 다 비슷하게 태어납니다.
일주는 네 기둥 중 하나예유
여기까지는 일주 하나만 본 이야기예요. 실제 사주는 연·월·일·시 네 기둥이고, 같은 갑인일주라도 월지가 무엇이냐에 따라 완전히 달라져유. 겨울에 난 갑인과 여름에 난 갑인은 필요한 게 정반대거든요.
내 갑인이 어떤 갑인인지는 태어난 달·시간까지 넣고 봐야 나와유.
